입시전쟁을 치루는 수능 시험생들,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 과도한 업무와 야근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불황과 경제적 어려움에 스트레스를 받는 자영업자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 원형탈모가 많다.
담(膽 ; 쓸개)은 육부(六腑)의 하나로 담즙을 저장하고 분비해 소화를 돕는다. 또 한의학에서 담은 중정지관(中正之官)으로 결단(決斷)을 주관한다고 했다. 결단이란 사물을 판단하고 최후의 결정을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겁이 없고 용감한 사람을 담력(膽力)이 있다고 말한다.
담기(膽氣 ; 담의 기능)가 건강하며 결단적인 사람은 정신에 미치는 자극이 격렬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회복도 비교적 빠르지만 담기가 약한 사람은 그로 인해 질병이 발생하는 일이 많다.
속상함, 억울함, 분함, 화남, 우울감 등으로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면 담기(膽氣)가 울체되고 그 상태가 계속되면 열을 발생시켜 담열(膽熱)의 병리변화가 형성된다. 담열이 있으면 족소양담경이 눈의 바깥쪽에서 시작해 귀 뒤를 돌아 옆머리를 경과해 측두통(側頭痛), 눈 피로, 난청, 입이 마르고 쓰며, 옆구리 통증, 상열감, 불면증, 소화불량, 심한 경우 황달이 나타난다. 또 열이 위로 올라 족소양담경이 지나가는 옆머리 부위 혈액을 마르게 해 그 부위 모발이 가늘어지고 원형탈모가 나타난다.
보통 자각증상없이 1~5㎝의 경계가 명확한 원형 또는 난원형의 탈모반이 발생하며 탈모반의 표면이 주위 정상 부위보다 약간 함몰되어 있다. 원형탈모가 있을 때 두피통증 및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다. 처음에는 한 곳에 작게 생기지만 군데 군데 원형탈모가 반복적으로 나타나 1개에서 2개, 2개에서 4개, 4개에서 8개로 커질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를 치료하는 경혈은 풍지, 양보, 함염, 부백, 두임읍, 승영, 뇌공, 대추, 태충 등의 경혈이 있다.
◇풍지(風池) : 풍지혈은 족소양담경의 20번째 경혈로 귀 아래 끝과 평행선상의 머리카락이 끝나는 부위로 뒷목 가운데에서 양 쪽으로 약 1.5㎝ 정도 오목하게 들어간 부위다. 풍지혈은 기혈조절, 머리를 맑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열을 떨어뜨리고 근육이완의 효능이 있어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 두통, 비염, 이명, 눈 피로, 항강증, 어깨결림 등을 치료한다.
◇양보(陽輔) : 동의보감에는 몸이 불처럼 뜨겁고 발이 얼음처럼 차가울 때 양보혈에 뜸을 뜬다고 기록돼 있다. 양보혈은 족소양담경의 38번째 경혈로 무릎 외측 중앙에서 발목 외측 복숭아뼈까지 4등분해 복숭아뼈에서 무릎방향으로 1/4되는 부위다. 양보혈은 열을 떨어뜨리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스트레스로 상열감이 있으면서 나타나는 원형탈모에 침을 시술하거나 마사지하면 도움이 된다. 양보혈은 안면홍조, 눈의 충혈, 편두통, 인통(咽痛), 황달, 담낭염, 슬하부종(膝下浮腫) 등을 치료한다.
◇함염(頷厭) : 함염혈은 족소양담경의 4번째 경혈로 족양명위경의 두유혈( 양쪽 이마 끝에서 두피가 시작되는 부위에서 위로 0.5촌에 위치)에서 귀 밑을 향해 1촌 부위에 위치한다. 스트레스가 지속될 때 함염혈 부위에 원형탈모가 나타날 수 있으며 편두통, 신경성 두통, 이명, 어지러움증, 안면신경마비 등을 치료한다.
◇부백(浮白) : 족소양담경의 10번째 경혈로 귀의 윗부분에서 뒤로 1촌에 위치한다. 이명, 눈충혈, 치통, 편두통, 항강증, 하지무력을 치료하며 스트레스가 지속될 때 원형탈모가 흔히 나타나는 경혈이다.
◇두임읍(頭臨泣) : 족소양담경의 15번째 경혈로 신정혈과 두유혈의 중앙에 위치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 급만성결막염, 안질환(眼疾患), 코막힘, 두통, 대뇌출혈, 실신 등을 치료한다.
◇승영(承靈) : 족소양담경의 18번째 경혈로 목직상(目直上)으로 그은 종선(縱線)과 백회혈과 양 귀를 지나는 횡선(橫線)이 교차하는 점이다. 원형탈모, 정수리탈모, 두통, 코피, 축농증, 어지러움증, 기침, 호흡곤란 등을 치료한다.
◇뇌공(腦空) : 족소양담경의 19번째 경혈로 승영혈에서 뒤로 4.5촌에 위치한다. 경락을 소통하게 하며 기혈을 조절하고 머리를 맑게 하며 눈을 밝게 한다. 원형탈모, 두통, 항강증, 목통(目痛), 천식, 이명, 어지러움증 등을 치료한다.
◇대추(大椎) : 대추혈은 독맥의 14번째 경혈로 제7경추와 제1흉추 사이에 위치한다. 대추혈은 열을 떨어뜨리고 기를 조절하며 정신을 평안하게 하고 뇌를 건강하게 하며 강장(强壯) 등의 효능이 있다. 대추혈은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 정수리탈모에 더욱 효과적이다. 대추혈은 탈모 이외에 급성열병, 고열, 기침, 항강증, 어깨 결림, 두통, 신경쇠약 등을 치료한다.
◇태충(太衝) : 태충혈은 족궐음간경의 3번째 경혈로 첫 번째 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이 갈라지는 곳에서 발등 쪽으로 2촌 떨어진 부위다. 족궐음간경은 첫 번째 발가락 끝 외측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가 독맥과 정수리(백회혈)에서 만난다. 태충혈은 상열감을 없애며 간장을 치료하고 경락을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원형탈모, 정수리탈모, 두통, 어지럼증, 간 기능장애, 소화불량, 장염, 불면 등을 치료한다.
동전만한 크기로 한 군데 정도 탈모된 단발성 탈모는 대부분 별다른 치료없이 3~6개월 이내 자연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큰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스트레스가 수 개월간 지속되는 경우, 과로가 수개월간 지속되는 경우, 수면부족이 심한 경우, 지나치게 과음하는 경우, 탈모반이 크고 함몰이 심하며, 숫자가 많은 경우, 탈모반이 옆머리나 뒷통수의 가장자리에 있는 사행성 원형탈모 등의 경우 원형탈모의 치료가 쉽지 않으므로 탈모전문 한의원을 찾아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