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강민수(19)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자신의 식당을 여는 꿈을 키우던 열아홉 살 청년이 장기기증으로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9월 30일 명지병원에서 강민수(19)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7명의 환자에게 생명을 나눴다고 22일 밝혔다.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에 이른 강 씨는 심장과 폐, 간, 췌장, 양측 신장과 안구를 기증했다.
부모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아들의 마음을 떠올리며 기증을 결정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아들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 강성원 씨는 평소 아들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 뛰는 소리를 듣곤 했다며 "누군가의 몸에서 민수의 심장이 잘 뛰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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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1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강 씨는 어린 시절부터 요리사가 돼 자신의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다. 조리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요리학원에 다니며 실력을 쌓았고, 졸업 후에는 식당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고 돈을 모았다.
틈틈이 가족에게 직접 만든 음식과 빵을 대접하기도 했다. 아버지에게 가장 선명하게 남은 음식은 아들이 끓여준 라면이다.
강성원 씨는 "특별한 재료를 넣은 것도 아닌데 민수가 끓여주는 라면이 제일 맛있었다.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강 씨는 여행과 맛집 방문을 즐기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힘든 일을 겪는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힘을 보태려 했다. 어린 시절에는 다친 동물을 보고 도울 방법을 고민할 만큼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가족과의 사이도 각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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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위 누나와 다툰 적이 없을 만큼 우애가 깊었고, 여름이면 아버지와 단둘이 부산의 해수욕장을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아버지는 지금도 바다를 보면 아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던 순간이 떠오른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민수야, 아빠라고 부르며 다가오던 네 모습과 목소리가 너무 그립다. 아빠는 늘 그 자리에 있을 테니 가끔이라도 찾아와 줘"라며 "네가 길을 잃지 않도록 아빠가 계속 지키고 있을게.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아들의 장기를 이식받은 이들에게는 "민수가 보고 싶어 했던 세상을 많이 보고 즐기면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요리사의 꿈을 키우며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돌보던 강민수 님이 7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며 "아들을 떠나보내는 슬픔 속에서도 생명나눔을 결정해 주신 가족의 마음이 많은 분들에게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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